Page 33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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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향교 대성전 앞에는 나이가 500살이 넘은 보호수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나무의 나이는 들쑥날쑥하여 종잡기 어려워요. 그래도 그 위세를 보면 600살이라고 해야
            그 분위기에 딱 어울립니다.
               이 은행나무는 나무높이가 30m, 둘레가 7.3m에 이르니까 다른 은행나무와 비교해도
            600살이 과장되어 보이지 않습니다.

               전국 제일이라는 향교를 보러 왔다가 외삼문이 닫혀 있는 것을 보고 입구의 하마비와 담
            너머 은행나무 보호수만 보고 돌아가는 사람이 꽤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측 담장을 끼고
            길따라 들어가면 주차장이 있는 곳에 쪽문이 있으니 용감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됩니다.
            시민 모두의 공공자산이니 이곳 향교는 누구에게나 항상 개방한답니다.


            왜 은행나무인가



               은행나무는 중국의 성인 공자(孔子 BC 551-479)를 연상케 하는데 은행나무는 공자의
            학문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지요. 오랜 세월을 살아온 향교 은행나무는 형님뻘이
            되는 금성관 자매 은행나무와 이웃을 이루는데 공자의 가르침을 전하는 향교내에 자리
            잡고 있어서 조선시대의 성리학을 대표하는 나무라고 할 수 있어요.
               공자님  말씀을  가르치는  곳에서는  은행나무를  심었는데  이는  ‘행단(杏壇)’에서
            유래합니다. 행단은 원래는 살구나무를 심은 단을 말해요. 공자가 고향 산동성 곡부에서

            살구나무 아래 그늘에서 단(壇)을 만들고 놓고 제자들을 가르쳤기 때문에 강학공간이라는
            뜻의 행단이라고 불렀어요.
               강학공간에 은행나무를 심은 사례는 서울의 성균관을 비롯해 경북 영주 소수서원, 충남
            아산 맹씨행단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살구나무를 행단이라고
            말하지 않고 은행나무를 행단이라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은행이 은빛이 나는 나무이니까
            은색의 살구라고 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전문용어로는  ‘문화변용’이라고  합니다.  살구나무를  은빛
            살구나무를 뜻하는 은행나무로 받아들인 것이 바로 여기에 해당되지요.
               은행나무라는 이름은 중국 송나라 때 본격적으로 사용했다고 하지요. 그런데 그

            이전에는 은행나무잎이 물갈퀴 오리발을 닮았다 해서 ‘압각수’라고 불렸답니다. ‘압’이
            오리를 뜻하는데 우리나라의 압록강에도 철새 야생오리의 이동로라서 ‘압’ 글자가 들어
            있어요.
               대성전 우측 동무 건물옆에 자리한 이 은행나무와 대비되는 은행나무가 서무 건물
            옆에도 두 그루나 왕성하게 자라고 있어요.


                                                               제1장 천년 목사 고을을 지켜온 나무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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