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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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교의 맑은 향기와 오랜 사연을 전해 주는 고목 비자나무




               나주향교 명륜당 앞마당의 비자나무는 보호수인데 수령은 500살이 훌쩍 넘었습니다.
            비자나무는 주목과에 속한 상록 침엽 교목이구요. 다 자란 나무는 키가 25m, 지름이
            2m에 이르는 데 가지는 무성하고 날카로운 잎에서는 독특한 냄새가 납니다. 잎은 길이가
            25mm, 너비는 3mm로서 깃털꼴로 배열되어 있으며 단단하고, 잎의 수명도 매우 길어서
            새순은 6~7년이 지나야 떨어진다고 합니다. 참고로, 고목 비자나무 옆에는 근년에 심은
            어린 후계목이 외로이 자라고 있는데 제4장의 불회사 편에 간단히 언급될 비자나무

            보호림은 약 3,000그루나 되어 명품숲이 되었지요. 면적도 거의 10만평에 이르고요.
            세계 최대 비자나무 군락지라는 천연기념물 제주 구좌읍 평대리 비자나무 숲보다 불회사
            비자림의 면적은 더 적지만 개체수는 그곳이 2,800여 그루이니 그곳을 능가합니다.
               비자나무는  내장산  이남의  전남  남해안  일대와  제주에서  서식하는데  수령은
            300∼400살이지요. 이곳의 비자나무는 500살이 넘었으니 노거수로서 줄기 안쪽이
            부식된 것도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는 말을 연상시키는군요.
               비자나무 천연기념물은 전국에 8개가 있는데 단일목은 세 곳이며 천연기념물 제39호인

            강진 병영면 삼인리의 비자나무는 그 규모나 수세가 압권이지요.
               조선시대의 우리 선조들은 약효를 지닌 열매를 선사하거나 맑은 정신을 가지게 만드는
            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옛날엔  갑작스레  찾아온  잔병을  다스릴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나주향교에서 공부하는 유생들도 갑자기 찾아온 복통 등의 치료제를 쓰기 위해 구급대용인
            비자나무를 심었나 봐요.
               은행나무 열매는 해열제로 비자나무의 열매는 복통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그러나 앞마당의 거목 은행나무는 아직도 무성한데 뒷마당의 고목 비자나무는 그렇게나
            유용했고 명물이었지만 오늘도 고목이라는 이유로 조금씩 생을 마감하고 있는 느낌을 주고

            있어요.
               이 비자나무는 향교의 일부이기 때문에 보호할 가치가 있어요. 이 나무는 우리 세대가
            가더라도 향교의 미래를 쭉 이어가는 역사성을 가진 생명체이기 때문이에요.
               오래된  마을엔  성황목이나  신목이  있듯이  유서  깊은  장소를  구성하는  나무는
            아주 중요하지요. 큰 나무는 주변 경관의 일부분으로서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끌었고
            정지화면같이 그들의 추억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나무와 한번 교감을 나눈 사람들에겐 나무의 영상이 뇌리 속에 남아 한 세대 이상은

            불변하는 존재로서 생명력을 담보하고 있을 것입니다.

                                                               제1장 천년 목사 고을을 지켜온 나무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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