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나무이야기여행_18절
P. 53
창원의 팽나무가 드디어 천연기념물 반열에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전국적으로 팽나무 보호수는 느티나무 다음으로 많고 나주에도 여러 그루가 있지만
토계동의 팽나무를 한여름에 탐방한다면, 처음 보는 순간 눈이 번쩍 띌 것입니다.
나이는 300여 살로 창원 팽나무(둘레 6.8m)의 500살에 비해 어리지만 수형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넓은 그늘을 만들어 주는 대단한 녹음수로서 이미 수관이 주위로
널리 퍼진 데다가 위쪽으로도 수세가 왕성하니까 대성할 것 같은 예감을 감출 수 없어요.
다른 지역 천연기념물(예천 금남리 황목근, 고창 수동리 팽나무) 팽나무가 500살이나
되어도 둘레는 6m 내외인데 이 팽나무는 이미 3m나 되므로 장차 성장 가능성이
대단하다고 확신이 듭니다.
왜냐하면 모든 천연기념물 팽나무가 토질이 좋은 평야에 위치하고 주변에 방해가 없는
개활지에 위치하는데 여기 팽나무도 영산강둑과 직선거리로 80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평지에 위치하기 때문이지요. 그뿐 아니라 전라남도는 팽나무 등 느릅나뭇과 수종이 잘
자라는 난대성기후에 속하는 데다 이곳은 토질도 좋아서 유리한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목이 될 자질과 잠재성은 충분하지만 주변 지장물이 나무에게는 아주 좋지 않은
방해물입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수세는 왕성하여 우측 공터와 좌측 소로를 넘어가고
있으니 그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답니다.
이 팽나무가 몇 세기 후에는 전국 최고의 팽나무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보이지만 이를
이곳 사람들이 뒷받침해 줄 수 있을까 생각하게 만듭니다. 경관성, 심미성, 시인성이
탁월하니까 딱 한 가지 부족한 역사성만 나주인들이 지켜가면 만사형통이 되겠지요.
이곳 팽나무는 문순태 작가의 ‘타오르는 강’ 대하소설의 주인공인 응보와 쌀분이가 혼인
후 새끼내로 정착하려고 떠날 때 이 나무를 뒤돌아보며 갔던 곳으로 소설속에 등장하는
나무입니다.
나무의 오랜 역사 만큼이나 이 곳에 살았던 민초들의 애환과 함께하며 영산강 근대사를
지켜본 나무입니다. 이런 민속사와 생활사 측면의 가치를 나주인들이 오롯이 지켜가면
이렇게 수려한 팽나무는 필히 나주 팽나무의 으뜸이 되겠지요. 실제로 300년 이상 영산강
가까이에서 마을을 지켜온 팽나무는 이제는 인가에 둘러싸여 있으니 철제 울타리로
보호받고 있군요. 또한 나무 곁에는 나무를 신성시하는 민속신앙 성격의 조형물이 있어요.
조형물 위에는 알돌이 얹혀 있지요.
제1장 천년 목사 고을을 지켜온 나무 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