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_망녀전사
- 날짜
- 20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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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亡女奠詞 (망녀전사) 죽은 딸의 제사말
爾貌秀於人 이모수어인 너의 용모 남달리 빼어나고
爾德出於天 이덕출어천 너의 덕성 천품 으로 곱더라.
膝下十五歲 슬하십오세 열다섯까지는 부모슬하에 있다가
于歸今六年 우귀금육년 시집가서 여섯 해가 되었다.
事親我所知 사친아소지 어버이 섬긴 일 내 잘 아는 바요
事姑姑曰賢 사고고왈현 시부모님 잘 모셔 칭찬을 들었다지.
天乎鬼神乎 천호귀신호 하늘이여! 신령이여!
此女何咎愆 차녀하구건 내 딸이 무슨 죄가 있길래
一病遽玉折 일병거옥절 하찬은 병이었는데 저 세상으로 데려가는가.
玆事豈其然 자사기기연 이 무슨 매정함이냐.
我病不能去 아병불능거 아비 역시 중병이리 가보질 못하고
呼慟氣浴塡 호통기욕전 그저 울고 울고 또 운다.
爾今入長夜 이금입장야 너는 이제 머나먼 길을 떠나는구나
見爾知無緣 견이지무연 너를 보는 것도 이것이 마지막이다.
爾母在漢北 이모재한북 네 어머니는 지금 한양 친정에서
爾外祖母前 이외조모전 너희 외조모 앞에 있단다.
若使聞爾死 약사문이사 그렇치만 너의 죽음을 차마 알려드릴 수 없구나.
殘命恐難全 잔명공난전 얼마 남지 않은 생이 어찌 될지 몰라.
聞訃第四日 문부제사일 부음을 전해들은 지 나흘째인 오늘
望奠錦水邊 망전금수변 금수의 강변에 망전을 차리노라.
薄以酒果設 박이주과설 조촐하게 술과 과일 을 차려놓고
滿盂汲新泉 만우급신전 잔 가득히 정한수 부어 놓았다.
母遠父在此 모원부재차 어미는 멀리 있어도 네 아비 여기 있으니
魂兮歸來焉 혼혜귀래언 혼이여 이리로 오렴.
泉以濯爾熱 천이탁이열 애끓던 네 몸을 정한수로 씻어주마
酒果沃爾咽 주과옥이인 술과 과일로 시장한 네 목을 적셔주마.
哭罷一長慟 곡파일장통 울음 그치고 또 흐느끼니
爾死重可憐 이사중가련 아 가엽서라 너는 가는구나.
秋空莽九萬 추공망구망 가을 하늘 아득한 구만리
此恨終綿綿 차한종면면 이슬픔 끝없이 끝없이
* 백호의 큰따님(김극령에게 출가)이 일찍 작고해서 망전(望奠)을 지내며 바친 시.
‘전(奠)’은 주식(酒食)을 차려놓고 제를 드리는 것. ‘망전’은 신위(神位)에 직접 갈 수 없는
형편에 멀리서 제를 드리는 것을 가리킨다. 시에 나오는 ‘금수’는 영산강의 별칭이니 회진에
있을 때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이 작품은 근대 일본인에까지 공명(共鳴)을 일으켰는데,
나까이켄지(仲井健治)의 <“망녀전사억단(亡女奠飼臆斷)”>은 이 <망녀전사>를 정밀하게
해석하고 그 원류와 문학사적 원리는 물론 백호의 시세계 전반을 논하고 있다.
이 책의 한국어판은 이기형 역 「백호 임제의 노래」이 슬픔 끝없이 끝없이”로 출간되었고,
일본어 판으로도 출간 되었다.
爾貌秀於人 이모수어인 너의 용모 남달리 빼어나고
爾德出於天 이덕출어천 너의 덕성 천품 으로 곱더라.
膝下十五歲 슬하십오세 열다섯까지는 부모슬하에 있다가
于歸今六年 우귀금육년 시집가서 여섯 해가 되었다.
事親我所知 사친아소지 어버이 섬긴 일 내 잘 아는 바요
事姑姑曰賢 사고고왈현 시부모님 잘 모셔 칭찬을 들었다지.
天乎鬼神乎 천호귀신호 하늘이여! 신령이여!
此女何咎愆 차녀하구건 내 딸이 무슨 죄가 있길래
一病遽玉折 일병거옥절 하찬은 병이었는데 저 세상으로 데려가는가.
玆事豈其然 자사기기연 이 무슨 매정함이냐.
我病不能去 아병불능거 아비 역시 중병이리 가보질 못하고
呼慟氣浴塡 호통기욕전 그저 울고 울고 또 운다.
爾今入長夜 이금입장야 너는 이제 머나먼 길을 떠나는구나
見爾知無緣 견이지무연 너를 보는 것도 이것이 마지막이다.
爾母在漢北 이모재한북 네 어머니는 지금 한양 친정에서
爾外祖母前 이외조모전 너희 외조모 앞에 있단다.
若使聞爾死 약사문이사 그렇치만 너의 죽음을 차마 알려드릴 수 없구나.
殘命恐難全 잔명공난전 얼마 남지 않은 생이 어찌 될지 몰라.
聞訃第四日 문부제사일 부음을 전해들은 지 나흘째인 오늘
望奠錦水邊 망전금수변 금수의 강변에 망전을 차리노라.
薄以酒果設 박이주과설 조촐하게 술과 과일 을 차려놓고
滿盂汲新泉 만우급신전 잔 가득히 정한수 부어 놓았다.
母遠父在此 모원부재차 어미는 멀리 있어도 네 아비 여기 있으니
魂兮歸來焉 혼혜귀래언 혼이여 이리로 오렴.
泉以濯爾熱 천이탁이열 애끓던 네 몸을 정한수로 씻어주마
酒果沃爾咽 주과옥이인 술과 과일로 시장한 네 목을 적셔주마.
哭罷一長慟 곡파일장통 울음 그치고 또 흐느끼니
爾死重可憐 이사중가련 아 가엽서라 너는 가는구나.
秋空莽九萬 추공망구망 가을 하늘 아득한 구만리
此恨終綿綿 차한종면면 이슬픔 끝없이 끝없이
* 백호의 큰따님(김극령에게 출가)이 일찍 작고해서 망전(望奠)을 지내며 바친 시.
‘전(奠)’은 주식(酒食)을 차려놓고 제를 드리는 것. ‘망전’은 신위(神位)에 직접 갈 수 없는
형편에 멀리서 제를 드리는 것을 가리킨다. 시에 나오는 ‘금수’는 영산강의 별칭이니 회진에
있을 때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이 작품은 근대 일본인에까지 공명(共鳴)을 일으켰는데,
나까이켄지(仲井健治)의 <“망녀전사억단(亡女奠飼臆斷)”>은 이 <망녀전사>를 정밀하게
해석하고 그 원류와 문학사적 원리는 물론 백호의 시세계 전반을 논하고 있다.
이 책의 한국어판은 이기형 역 「백호 임제의 노래」이 슬픔 끝없이 끝없이”로 출간되었고,
일본어 판으로도 출간 되었다.